병원에 출근하는 기분으로 룰루랄라~ 멋진 도시의 야경도 구경하는 개꿀 드라이브를 즐겼다.
깨끗하게 다려진 병원 가운을 갈아입고 방사선 실에 들어가 잠깐 누워있다 나오면 치료는 끝난다.
그리고,
방사선 치료 순서를 기다리는 대기실에서, 같은 병을 앓는 언니들과의 재미있는 수다는 개꿀잼.
모자를 쓰고 있는 여성이라면 대충 말을 걸어도 다들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치료를 받으러 가는 날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생각 없이 즐거우면 하늘이 노여워하는 것인지... 나는 또 벌을 받고 말았다.
주말부터 뭔가... 느낌이 이상한 것이다. 몸이 아플 것 같다는 싸한 느낌이 다가왔다.
정말 조심했다. 찬바람을 막기위해 옷을 있는 대로 껴입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푹 잤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통증은 여지없이 나를 찾아왔다.
애들이 기침을 자꾸해서 나도 얼른 A형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이미 한 발 늦은 것이다.
미칠 듯한 몸살 통증과 피로감이 나의 몸을 폭격했다.
밤새 토를 하고, 지독한 오한에 몸이 경련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절망감이 또 엄습했다. 너무 무서웠다.
몸이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방사선 치료는 미룰 수밖에 없었다.
운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니, 운전은 고사하고 의자에 앉아있을 수도 없어서 통원은 포기.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교통체증으로 인해 적어도 왕복 3시간이 넘는 장시간 운전, 치료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일찍 대기하느라 기다려야 하는 시간, 새로운 사람과 만남으로 쏟아내야 하는 정신적 에너지, 그리고 집에서 해야 할 나의 부수적 활동, 작품 활동, 상품 제작, 쇼핑몰 관리, CS.....
하루에 내가 소화해야할 일정에 하나가 더 추가된다는 것이 나의 몸에 얼마나 무리를 주는지 또 잊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아프고도 난 아직도 너무나 무식했다.
사실,
주말에 아픈 전조가 나타나기 직전, 이상한 예지몽을 꾸었다.
깜빡 낮잠이 들었는데...
지인 소개로 왔다면서 처음 보는 낯선 사내 3명이 나를 둘러쌌다. 그중 한 명이 나를 치료한다면서
수술한 내 오른쪽 가슴에 손을 대며 "너, 여기 아프지?" 하며 "훅~!!!" 하면서 기운을 불어넣는 것이다.
순간 온 몸에 짜~~~ 한 서늘하고 몽롱한 기운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입에서 피를 마구마구 쏟아냈다. 시커먼 선혈 덩어리를 말이다.
꿈이 하도 이상해서 꿈해몽을 찾아보았더니 돈벼락을 맞는다나 어쩐다나...
'우와~~ 완전 좋은 거네!' 했었다.
하지만,
내가 꾸는 예지몽은 굉장히 단기적으로 빨리 실현되는 편이다.
꿈에서 본 것처럼 나는 통증으로 인한 신음소리를 피를 토하듯이 뱉어내었다.
그리고 사내가 손을 댄 수술 부위가 엄청나게 쿡쿡 쑤시며 아팠다. 마치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것처럼 쿵쿵 뛰고 쑤시고 아파서 한참 동안 가슴에 손을 올리고 통증을 진정시켜야 했다.
와..... 미친........ㅠㅠ
누가 나에게 이런 저주를 퍼부은 거지.
꿈 속의 사내가 '지인의 소개로 왔다'라고 말하는 건 또 뭔가?
내가 누구에게 이리도 저주를 받을 만큼 아픔을 주었는가... 이건 원한이다.
정말 무섭다. 오 마이 갓.
사실,
난 꿈 속에서 정확히 보았다.
세 명의 사내를 나에게 보내 사람의 얼굴을.
그래... 나를 죽이고 싶었구나.
네가...
그동안 충분히 기다렸던 나를,
이미 병에 걸린 나를,
잡아채어서 그렇게 넘어뜨리고 싶었던 거구나.
그래.. 어디 한 번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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