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짐을 보관하기 위해 돈지랄하며 만든 나의 작업실.
그동안 모아둔 피 같은 돈을 월세로 공중에 뿌려대며 금수저 코스프레 중이다.
몇 년간 먼지가 켜켜이 쌓여가며 시커먼 구렁이 하나가 기어 나올 법한 음산한 분위기의 공간이었다. 그간 병원 치료를 다니느라 정리를 할 여유가 없기도 했다. 항암 치료가 완전히 끝나고 나서 이제 체력적인 자신감이 조금 붙었는지 이 더운 날 몇 시간씩 진땀을 흘리며 공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돈이 들어갔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이렇게 예뻐진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전통머리 클래스를 열어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보기도 했다.
닝겐, 아직 정신 못 차렸구나.
사람 무서워서 전화도 잘 받지 않는 인간이 무슨 클래스람?
생각만으로도 이미 지쳐버렸다.
얼마 전 쪽머리 무료강습이니 뭐니 해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너무나 다행이게도,,, 반응이 없다.
다행이다.
손걸레를 바짝 짜서 가열차게 바닥을 문질러 닦았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두었더니 바닥에 새~~~~~카만 먼지가 가득해서 손걸레 자체가 레알 진정한 걸레가 되어버렸다.
깨끗해진 바닥을 맨발로 디디면서 생각했다.
'작업실을 사진 찍기 좋게 더 예쁘게 꾸밀까'
인스타도 안 하는 마당에 무슨 샷을 바라고 있는 거냐... 다 관둬라.
(사진 왼쪽에 있는 싸구려 조명을 보세요. 인스타 부심이 엿보이지 않나요?^^;;)
방 한가운데 있는 저 책상을 치워버리고 넓은 공간으로 비워둘 것이다.
주제에 무슨 사람을 품겠다고...
작업실 인근에 마음 편한 카페가 있어서 너무 좋다. 이렇게 더운 날, 난 내일 그 카페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기 위해 또다시 길을 나설 것이다. 그리고 작업실 월세를 벌기 위해 소름 끼치는 직장일도 다시 시작할 것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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