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 달비 유물 사진을 보고 난 뒤.... 저 이미지를 머리 속에서 한번도 지운 적이 없었다.
특히 달비의 끝처리. 꼭 저렇게 만들어 볼 것이다. 아니... 저렇게 만들게 될 거야 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나 아래와 같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기록에 남은대로 그렇게... 부르는 게 값이었던 달비라면... 저렇게 대충 만든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오래된 유물이라지만 솔직히, 보존 상태는 너무 형편없어서... 저거 쓰레기 아닌가 싶기도 했다.
사용된 모량도 너무 적고, 잔털이 사방팔방 삐져나와서 저 상태로 머리에 얹기는 너무나 처참함 모습이었다.
소장자의 저 윗대 할머니가 남긴 유물이었을 것이다. 종이에 곱게 싸서 보관한다 해도 오랫동안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물건이니 저리 망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저 달비.... 조선시대 말기 모든 사회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그나마 고수해오던 달비 장인들은 자취를 감추었을 때, 아마추어 급의 장인 또는 아낙들이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매일 상상을 한다. 달비를 직업적으로 만들던 그 당시 사람이 되는 상상 말이다.
멍하니 백일몽에 빠진 것처럼 꼼짝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을 때 이런 상상의 세계가 멋지게 펼쳐진다.
달비를 만들다 보면 필연적으로 머리카락이 잔털마냥 삐죽삐죽 튀어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진모를 사용했기 때문에 길이가 일정하지 않아 잔털은 더 많이 있었을 것이고 그에 대한 후처리 과정으로 댕기를 섞어서 같이 땋았을 것이다.
그래도 잔털이 빠져나왔을 것이기 때문에 특수한 약품을 발라서 달비에 윤기를 더 하고 표면처리를 깔끔하게 하기 위한 처리에 고심을 했을 것이다... 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 당시 장인들이 이런 고민을 했을 것이라는 건....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증거도 없고 자료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직접 만들어본 나이기에 가슴으로 그들의 고민을 똑같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실험을 계속하고 있고 실패작도 매일 수없이 쏟아지고 있고 지구 환경보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어서 지구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난 완벽한 달비에 대한 결론을 꼭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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