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달비에 대한 멈추지 않는 욕망

옛날... 그때는, 좀 더 높고 크고 우람한 가체를 머리 위에 얹어서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헤어패션의 트렌드였다고 합니다.

 

머리 형태를 크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 개의 작은 달비를 많이 얹어주면 머리가 크게 만들어지겠지요.^^ 아니면, 처음부터 달비의 형태를 커다랗게 만들어서 머리 위에 똭 얹어주면 될 것입니다. 

커다란 달비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고난한 준비과정을 꼭 거쳐야겠지요. 엄청난 양의 원사를 빗는 일부터 시작해서 그 원사를 가지런한 결로 만든 후, 꼼꼼히 땋아서 매무새를 완성하는 단계까지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작업의 연속이랍니다. 그리고 무게가 상당히 많이 나가기 때문에 머리 위에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서는 무게중심에 유의하며 매우 신중한 태도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답니다. 

그래서 많은 제작자들이, 작고 가벼운 달비를 많이 얹어서 큰 머리를 만들어주는 방식을 취한답니다. 이런 제작 방식은, 대형 달비를 사용하는 것보다 좀더 아기자기하고 즉흥적인 감각으로 헤어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가체머리는 X-레이 사진으로 찍어보면, 철제 U핀이 수십만개는 꽂혀있는 모습이 보일 거예요. U핀이 수십만개가 됐든 수백만개가 됐든 간에 그런 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저는 그런 것을 원치 않아요. 커다란 가체 머리 안으로 철제 고슴도치가 잔뜩 숨어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이건 조금 아닌 것 같아요. 

기다란 속비녀를 적절히 꽂아주면 초라한 철제 U핀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힘으로 고정할 수 있답니다. 잘 정돈된 달비를 단단한 속비녀 하나로 딱 고정시키면 그것으로 헤어스타일은 완성됩니다. (특히 새앙머리가 그러하답니다.^^)

얼굴을 전체적으로 감싸는 형태의 가체머리는 보기에도 참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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