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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실험작 : 리본달비로 만든 트레머리

전통머리

by 이말뚝 2022. 4. 1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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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달비를 만들어 스타일링 할 때는 아무래도 원사로 만든 달비가 제격입니다.

원사로 만든 달비는,
머리카락처럼 벌어질 틈새가 많아서 속비녀를 위한 공간의 여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개의 작업을 진행하다보면 꼭~~ 옆길로 새고 싶은 심술이 돋아납니다.

[리본] 이라는 재료...
아름다운 색감을 지닌 매우 가성비 있는 재료입니다.
다만, 천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원사 달비처럼 속비녀를 꽂기 위한 공간을 벌리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단단히 고정해서 스타일링하기가 까다로운 재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점이 있기에
또다시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 작업 순서 >>


1) 기본 쪽머리를 만들고 리본 달비를 둘러줍니다.

받침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짧은 속비녀를 꽂아서 고정합니다.

천 달비이기 때문에 비녀가 잘 꽂히지 않습니다.;;; 그래도 계속 진행합니다.;;;



2) 커다란 리본 트레달비를 준비합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엄청난 노동의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예뻐서 즐겁습니다.^^


3) 이리저리 쳐지는 무게를 바로잡고 머리에 고정시키느라 약간 고생을 했답니다.

리본 틈새마다 속비녀를 꽂아 고정시키는 작업이 녹록치 않네요.

트레머리의 비대칭성을 살리기 위해 작업 과정을 계속 수정하며 진행하였습니다.

겹겹이 쌓인 리본의 아름다운 색감을 다 드러내는 방향을 잡고 싶었어요.

저 속에 감추어진 리본 색깔은 상상 그 이상이랍니다.


고정이 단단하지 않아 조금씩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대략 마무리를 하고 동영상 촬영을 하였습니다.
(아래) 감상해보세용~~^^

 

리본 달비를 제작하는 이유 :


전통머리 작업 초창기에는 배웠던대로 정해진 도구들만 사용해서 작품들을 만들었습니다. 그 도구 중 가장 큰 아쉬웠던 것이 바로 댕기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댕기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싼 편이었고 문양이 너무 조악하고 유치한 느낌이 들어 말그대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복천을 구매하여 댕기를 제작해보기도 하였습니다.
한복천은 다소 고급원단에 속하는 것이라 올풀어짐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할 수가 없었어요. 이것은 바느질에 초보인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시끄러운 재봉틀을 사는 것도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동네 재봉가게에 작업을 의뢰했더니 아무래도 개당 제작에 손품이 많이 들어서 너무 비쌌습니다.
여러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투성이였습니다.

이리저리 검색해보다가 저렴한 리본천을 구매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색깔 성애자인 저를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 다양한 다양한 컬러가 출시되어 있어서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구매한 리본을 이리저리 꿰어 댕기를 만들어 달비에 매어보기도 하고 금박을 입혀보기도 하고 달비 끝처리에 사용하여 새로운 제작기법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커다란 가체머리를 화려하게 장식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조잡하고 작은 금붙이로는 커다란 가체머리를 장식하는 데 어울리지 않다는 늘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커다랗고 긴 리본으로 과감하게 장식하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즐거웠지요.^^

그때 가만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옛날에.... 옷을 만들다가 남은 천으로 댕기를 만들어 머리끝에 매어달았다면...
그 남은 짜투리를 이용해 댕기 뿐만 아니라 얼마든지 다른 액세서리도 만들었을 것이다.
조각보라는 아름다운 규방공예도 있지 않은가!
강렬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전통 의상을 보라.
그 화려한 의상의 자투리로 나온 천들을 이리저리 꿰어서 길게 만들어
값비싼 인모 달비 대신, 아니면 인모와 적절히 섞어서 사용했을 수도 있겠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은
제가 리본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강력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턴가 이렇게 강렬하고 아름다운 색감을 잃어버린 시대가 오고나서부터는
우리나라 전통패션의 특징을 흰색으로 단정하는 습관이 인에 배긴 듯합니다.
차분하고 슬픈 한을 가슴에 안고 단순하고 담백한 한국인의 성격을 반영한다고 하지요.
아닙니다.
절대로 그게 다가 아니예요.
단순하고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우리 민족성의 작은 일부분입니다.
한국사람들의 성격은 열정적이고 직선적이고 솔직하고 표현을 잘한답니다.
한 번에 몰아치듯 해버리는 성난 파도같은 열정이 살아숨쉬는 민족이랍니다.
그런 열정적이고 예술적인 심성이 전통 패션에도 잘 드러나 있지 않은가요.
궁중 의상을 보세요. 정말 그렇지 않은가요~~


어느날 유튜브에서 일본 전통 의식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답니다.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고대 패션의 조형성,
너무나 화려해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멋진 색감의 궁중의상,
켜켜이 받쳐입어 인체의 선을 최대한 부풀린 무대의상같은 그로테스크한 옷들과 헤어장식들은 저를 끝없는 상상의 나래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번뜩 이런 생각이 머리에 스쳤습니다.
'아.... 저 모습들... 분명 이건 우리나라 고대 의상이다.
분명 저 의상들의 뿌리를 찾아보면 우리나라 고대의상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지금 저 모습이 바로 그것일 수도 있다.
너무나 환상적이지 않은가.'

몇 천 년 전의 시간의 한 자락을 내 손으로 잡고 있는 기분입니다.

 

 

** 수정 보완한 작업 (아래 링크) **

↓↓↓↓↓↓↓↓↓↓↓↓↓↓

https://malttugiidanggii.tistory.com/176

 

수정 작업 : 실험과 연습, 그리고 완성...

지난 시간에 업로드 되었던 리본 트레머리의 대대적인 수정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불안정성에 버티지 못하고 묵직한 리본트레달비는 바닥에 툭 떨어지고 말았어요. 가발

malttugiidanggii.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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