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작업하다가 말던 금박 시리즈를 다시 시도해 보는 중이다.
벌써 2년 전인데, 금박 시리즈를 시도하던 당시는... 지금 생각해 봐도 너무나 힘든 시기였다.
직장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감당하면서 지친 몸으로 퇴근하면 저녁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책상 앞에 앉아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영혼을 끌어모아 작업에 집중하였다.
집에서도 온전히 쉴 수 없었던 나.
열심히, 최선을 다해, 온몸을 갈아 넣어,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하루의 5분을 쪼개어 쓰며, 지인의 넋두리를 다 들어주고, 시댁에 충성을 은연중에 강요하며 나의 뒷담을 끝도 없이 해대던 사람들과 함께, 내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친정 식구들, 나의 전통머리 작업을 무시하는 남편, 뒤통수 연발 직장 닝겐들... 뭐 하나 도움이 되는 게 없었다.
끝없이 나를 담금질하는 날이 계속되자 난 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렇다. 난 죽을지도 모른다.
1년 간의 치료 과정이 지속되며 난 죽음과 함께 해왔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하게 될 것이다.
모든 일을 고집불통으로 시작해 고집불통으로 끝나는 내 성질머리가 나를 죽이고 있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법정 스님이 말했다.
'주위 사람 중 1명이 나를 힘들게 한다면 그건 마음 수행으로 생각하면 되고,
주위 사람 중 2명이 나를 힘들게 한다면 그건...(몰라, 기억 안 난다)
주위에 있는 사람 3명이 나를 힘들게 한다면 무조건 병원에 가라.'라고.
병원에 가서 중증 우울증 치료를 받아도 시원치 않을 인간이 약도 먹지 않고 멀쩡히 일상생활을 하고 있으니 주위 사람들도 얼마나 괴롭겠는가.
아.... 모르겠다. 몰라, 몰랑
내 마음에 드는 새로운 것, 아름다운 것을 만들려면 무조건!!!! 집중과 몰입의 시간이 필요하고 여기엔 다른 사람이 절대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작업이라는 관념과 상상, 이 순수한 세계 안에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담기 시작하면 창작이라는 빛나는 여의주는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난 이것을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를 조금이라도 힘들게 하는 인간에 대한 분노와 미움을 멈출 수가 없다.
얼마 전에도 몇 명의 사람들을 내 기억에서 삭제해 버렸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것 같다.
늦은 밤 작업 방향에 대해 고민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인간에 대한 배려 때문에 나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그저, 소모일 뿐이다.
이럴 거면 진즉에 다 쳐냈어야 했는데, 안타깝다. 나의 시간들.
나에게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라고 쌉소리 마라.
사람과의 관계를 길게 끌고 가는 게 나와 어울리지 않을 뿐이니까.
길고 징글징글한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는 님이 있다면 그 스타일대로 사시면 됩니다.
앞으로 난! 내 생각만 하며 살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해 주어도 어차피 그들은 내 입장을 전혀 생각해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작업 이야기는 않고 웬 쓸데없는 소리를 계속 지껄인다.
일타강사 이지영 샘께서 그랬다.
'뼈를 깎는 고통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짜 맞는 말이다.
절대 그렇게 살면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는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나도 목숨을 잃을 뻔하고 지금은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이런 내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던 그때의 시간을 후회하느냐고?
후회는 없지. 당연히.
병을 앓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한 연민이랄까... 다른 사람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기는 해.
하지만 무엇을 이루고자 한다면 뼈를 깎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해야 한다는 사실도 반드시 알아야 하지.
인생에서 뭘 이룰 필요는 없어. 그냥 살아도 돼.
난 뭔가를 이루고 싶으니까 그때를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거야.
사실,
어떨 때는 지금 그냥 죽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미친 듯이 불태우고 하얗게 재만 남은... 주위는 온통 황폐한 사막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 와중에... 벚꽃은 요즘 활짝 피어 나의 눈을 즐겁게 한다.^^
내년, 그 내년,, 앞으로 벚꽃을 몇 번 더 보고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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