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땋다 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잡다하게 분노하거나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하던 일들이 다시 선명하게, 하나씩 하나씩 끊임없이 꼬리를 물며 수면 위로 드러난다.
그럴 때는 이를 꼭 깨물거나 입술을 꽉 다물고 땋기에 더 집중하려고 애쓴다.
그렇게 달비 하나를 완성할 때쯤이 되면,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버린다.
달비를 하나 더 땋아야하는데도... 도저히 다시 만들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의미 없는 분노,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후회, 화남, 복수심... 이런 더러운 역병 같은 잡생각들이 나를 좀먹고 있다는 것을 오늘에야 깨달았다.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손으로는 이렇게나 아름다운 머리를 만들고 있으면서, 가슴 속에서 분노의 칼날만 갈고 있었다니......
이것이야말로 우울증이지...-_-
달비 하나를 만드는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완성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특히 머리를 땋는 작업을 할 때는 거의 한 시간을 오롯이 서 있어야 한다.
그 긴 시간동안 나는... 쓰레기 같은 옛 감정에 격앙되어 악을 쓰며 작업을 했던 것이다.
마치 흑화한 또 다른 내가 바로 내 옆에 서서 나를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내 옆에 서 있는 그 검은 그림자의 말을 다 들으면서... 악을 쓰며 구덩이로 추락하고 나서는...
달비 작업이 끝나는 즉시,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이때가 너무 힘들다...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가버린다.
달비 작업을 끝낼 때 마다 왜 이렇게 힘든가... 했더니.... 웬 잡것이 나를 뒤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 조금씩 요가를 하고 있다. 아주 베이식한 것으로....
요가의 한 종류인 것 같은데... 명상도 하고 있다. 짧게 10분 정도....
어둠의 더러운 찌꺼기가 조금씩 개어지는 기분이다.
늘 구토하고 몸이 아프거나 아니면 머리가 깨질듯이 두통이 나거나... 퇴근하고 나면 완전 녹초가 되어 누워만 있던 내가 조금씩 변한 것도 요가를 규칙적으로 시작하고 나서부터이다.
명상이란 참으로 요상한 것이다....
의미 없는 과거의 되새김질을 통해 끊임없이 내 영혼을 좀먹고 있던 미친 짓이 어느 순간 그 걸음을 멈추는 것이다.
내 더러운.... 찌꺼기 같은 분노의 몽상 때문에 나는 몸과 마음, 영혼이 모두 잠식당하는 그 처참한 시간이 점점 가셔지고 있었다.
5월의 아름답고 반짝반짝 빛나는 이 아름다운 하늘과 눈부실만큼 찬란한 계절....
마치 나를 위해 준비된 것 같아...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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