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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음성유방암 선항암(AC) 1차 : D-day

유방암 치료

by 이말뚝 2022. 3. 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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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3일(목)

아산병원 종양내과 외래진료

 

이 날은 항암 일정을 받는 줄만 알고 있었는데, 바로 주사 맞고 가는 게 어떻겠냐는 교수님 말씀에 '네~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오늘부터 맞는 주사는 3주에 1번씩 4회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요양병원에 입원하기도 뭣했다.

며칠간 인터넷을 뒤져가며 전원미 뿜뿜하는 예쁜 요양병원을 찾느라 별 짓을 다했는데... 뭐 했나 몰라-_-;;;;;(완전 뻘짓)

 

첫 항암이라 이래저래 찾아가야 할 곳이 정말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휴가를 내어 신랑이 같이 가주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 첫 항암이시라면, 보호자와 같이 가세요. 큰 병원의 암병동에는 사람도 너무 많고 간호사 선생님들도 정말 바빠서 같은 말을 두 번 해주실 여유가 없었어요.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지시 사항들이 기억이 안 나서 저도 한참 헤매었답니다.**

제일 처음, 공포의 빨간약을 넣었습니다.

 

색깔이 너무 선명해서 정말 무서웠어요. 손에 바늘을 꽂고 빨간약 들어가는 것을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이 선명한 핏빛약은 제가 암환자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주었습니다. '이 순간 전과 후는 나는 완전 다른 사람이구나. 이제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구나.' 내 인생에 갑자기 벌어진 틈새 사이의 길목을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느낌이었습니다.

 

10여분 정도 주사를 다맞고 병원 복도를 따라 걸어가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옆에서 신랑이 손을 꼭 잡아주어서 아무생각없이 그 손을 잡고 따라갔습니다. 주차장이 어디인지도 모르겠더라구요...ㅠㅠ

 

곧 머리가 다 빠진다고 해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저의 굵디 굵은 곱슬모를 평생 싫어했었는데 오늘만큼은 너무나 이 머리가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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