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항암치료로 호중구가 곤두박질치면서 컨디션이 너무 나빠졌다.
몸이 쑤시는 건 둘째치고, 잇몸이 아파서 견디기 힘들었다.
엇그제 양치질을 열심히 하면서 세면대를 바라보니 빨간 피가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 으잉~!
치약거품이 살짝 분홍색으로 물드는 것이 아닌 선명한 붉은색!
입술을 뒤집어 까서 거울을 들여다보니 잇몸 사이로 피가 마구마구 새어나고 있었다.
극강의 게으름 & 효율충인 나.
일회용 칫솔을 한박스 구매해놓고 빨리빨리 쓰고 버리는 패턴을 유지했었다.
칫솔은 빨리 바꾸는 게 좋다는 생활철학을 바탕으로, 칫솔의 품질은 내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바늘처럼 뻣뻣한 일회용 칫솔이 잇몸과 입천장, 혓바닥을 박박 긁어줄 때 정말 개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건강할 때 이야기지...
몸이 매우 약해진 암환자에게 이런 효율적인 칫솔 사용법은 전혀 알맞지 않았다.
아니, 너무나 잔인한 거였어.
잇몸이 약해진 것도 있지만 싸구려 칫솔이 나의 잇몸을 너무 사정없이 긁어댄 것이다.
한 대 맞은 것처럼 입에서 피를 흘리고 서 있는 내가 어쩜 이리 불쌍한지...ㅠㅠ
며칠 뒤 딸들을 데리고 올리브영에 갔다.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칫솔치약 코너가 있길래 매니저 언니를 불러 물어보았다.
"잇몸이 아플 때 어떤 치약을 써야 하나요?"
"치약은 아무거나 쓰셔도 되고요, 칫솔을 좋은 걸로 쓰세요. 이거 한번 써보세요."
그게 바로 루치펠로 칫솔.
루치펠로 치약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다. 패키징이 예뻐서 혹한 적은 있지만 사본 적은 없었다. 20~30대 미혼여성들에게 어울릴 듯한 예쁘장한 치약이어서 별로 관심이 없었고, 무엇보다 양이 너무 적었다.
하지만 칫솔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난 피를 쏟고 있었으니까.
오늘로 3일째 사용 중인데... 완전 대만족이다.
청소할 때 딱 쓰기 좋은 뻣뻣한 일회용칫솔 성애자가 느껴본 바...
루치펠로 칫솔을 통해 나의 잇몸이 사랑받는 느낌이랄까~~~
병든 나의 잇몸을 보숑보숑하게 어루만져주는 ♥루치펠로 칫솔♥사랑해♥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잇몸 깊숙이 깨끗하게 닦아준다.
입천장도, 혓바닥도 아프지 않고 개운하다. 오마이갓! 이건 과학이야.
다소 비싸긴 하지만 섬세하게 만들어진 이런 제품이라면 당분간 플렉스해도 전혀 아깝지 않다.
입맛없을 때 잡숴보세요.
1) 참외
2) 블루베리
3) 살구
4) 베스킨라빈스31 : 초콜릿무스 + 레인보우샤베트
5) 청년피자 : 진짜감자피자
완치되는 그날까지 맛있는 것들 열심히 찾아볼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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