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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클리탁셀(tc)은 아프지 않은, 참을 만한 항암제입니다

유방암 치료

by 이말뚝 2022. 7. 2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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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클리탁셀만 지금까지 7차례 맞았나...

항암주사실을 출근하듯이 드나들다보니 아무생각이 없어진다.

혈액검사할 때 팔뚝혈관에 따끔~, 손등혈관에 항암주사놓을 때 따끔~

두 번만 참으면 그날 할 일은 다 지나가는 듯 하다.

 

파클리탁셀도 항암제인데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지.

다만, 아드리아마이신 때보다 훨씬 수월해서 가끔은 내가 암환자라는 것을 잊기도 한다.

 

아드리아 때 싹 빠졌던 머리카락이 솔솔 자라기 시작해서 '파클리가 조금 약하긴 한가보다..' 하고 혼자 생각한다.

(귀 옆에만 머리가 자라서 진짜 이상하다. 영락없는 골룸, 대머리 아저씨 스타일이라 너무 보기 싫어서 바리깡으로 싹 다 밀어버렸다. 흰머리도 섞여있어서 하나도 아깝지 않음! 사진도 절대 안찍음!)

 

파클리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손발 저림, 피로감, 근육통 등등은 다 참을 만하다.^^

 

 

아드리아마이신 때는 정말...힘들었다.

너무 아파서 누워있다가 밖에 나가 아파트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있을 때 찍었던 사진을 잠깐 찾아봤는데...

너무 불쌍하다.ㅠㅠ

육신의 고통은 정신과 감정까지 멍들게 한다.

 

 

벤치에 앉아서 귓구녕에 이어폰을 깊숙이 꽂고 핸드폰에 저장된 몇 안되는 노래를 들었다.

그 중에 파테코의 'RAINY DAY' 를 들으며 나는 계속 울었다.

순수한 듯 애잔한 멜로디가 얼마나 가슴을 후벼파는지.. 

비가 오는 날 너와 함께 걷겠다는 가사에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늘 울지만은 않았다.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도 있다.^^

도자캣 'SAY SO' 를 들으면 파스텔빛 달콤한 구름풍선을 밟으며 사뿐히 날아가는 기분이 든다.

몸과 마음이 축 쳐질 때 들으면 기분이 정말 상쾌해진다.^^

보컬도 너무 훌륭하지만,

난 무엇보다 몇 소절의 멜로디를 일률적으로 반복하는 일렉기타의 소리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 멜로디를 작곡한 사람은 나이가 어느정도 지긋한 중년 남성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독한 눈빛에 조금은 괴팍한 성격을 지닌... 예술가들이 으례 그렇듯이 말이다.

며칠동안 머리도 감지 않고 줄담배를 피워대며 이런저런 멜로디를 쳐보다가 예쁜 멜로디가 스르륵 떠오르는 거지..

너무나 상큼하고 예쁜 멜로디..

하지만 어딘가 조금 퇴폐적이면서, 중년 아재의 회식냄새가 조금 쩔긴 했지만 예술가로서의 순수아기갬성이 느껴진다.

 

예쁜 멜로디를 기초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노래와 눈부실만큼 매력적인 도자캣, 시선을 사로잡는 블링블링한 M/V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SAY SO'

사랑받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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