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통증으로 일주일을 고생했다.(지금은 좀 살만함)
욱신욱신 거리는 잇몸과 턱을 부여잡고 누워있기만 했다.
두통과는 또 다른 새로운 고통...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렇게 아픈데 치과는 왜 안 갔을까?
종양내과 교수님과 상의를 한 뒤 치과 협진을 해야 하는데... 언제 외래를 따로 잡냐고~~ㅠㅠ;;;;
완전 귀찮았던 거다. 아니다... 내가 덜 아팠던 거겠지...ㅜㅜ
퉁퉁 부은 잇몸의 통증은 턱과 관자놀이로 퍼져나가서 나를 더욱 못살게 만들었다.
일주일이 그냥 회색빛이었다. 악 소리 나게 아픈 것도 아니고, 밥을 못 먹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화난 것도 아니면서 기분이 좋지 않고, 진통제를 먹어야 하나 그냥 견뎌야 하나 고민하면서 밤을 새웠다.
에어컨을 틀지도 않았다. 찬바람 맞았다가 또 아플까 봐 너무 겁이 났다.ㅠㅠ
땀을 뻘뻘 흘리며 여름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고 있던 중...
게보린 하나로 버티던 나는 문득, 약국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앓으면서도 약국 생각을 왜 하지 못했던 걸까? 어쩜 이리 멍청하고 생각이 없는지...증말....ㅠㅠ
약국 샘 왈,
"잇몸 통증은 진통제로 잘 다스려지지 않아요. 잇몸 통증 약을 따로 드셔야 해요. 거기다가 진통제 한 알을 같이 드시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얼른 사다가 먹었더니... 이런~~~ 미친~~~!!!!!!! 통증이 금방 가라앉는 거 아닌감~~!!!!!ㅠㅠㅠㅠㅠㅠ
날아다닐 것 같았다.
(물론 몇 시간 뒤에 다시 통증이 시작되긴 했지만 괜찮다. 잇몸약이랑 진통제를 또 먹으면 되는 거니깐~~~^^)
그렇게 이틀 지나서 통증이 거짓말처럼 없어졌다.
통증에 일그러진 얼굴과 고약한 심보로 신랑을 들들 볶는 못된 마녀가...
통통하게 살찐 평온한 얼굴의 아줌마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세상 우울하고 억울하고 신경질 가득한 마음이 조금 회복된 오늘...
유방암 항암치료를 하던 랜선 언니들이 왜 그렇게 힘들어하고 세상 살기 싫어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짧으면 반년, 길면 1년 동안 진행되는 항암치료는 절대 만만한 것이 아니다.
늘 아프다. 눈도 떠지지 않고, 계속 아프고 매일 우울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의연한 모습을 하고 싶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이 고통 또한 사라질 거라는 희망으로 버티기엔 이 밤이 너무 길고 외롭다 못해 죽을 만큼 고독하다.
그리고 밤보다 더 길게 느껴지는 한 낮. 한낮의 그 터질듯한 열기는 사람을 미치게 한다.
그렇게 하루를 버티고 또 버티고 괜찮아지면 또다시
반갑지 않은 사람의 전화 벨소리처럼 통증이 불쑥 찾아온다.
통증에는 약으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
항암 중이라도 아프면 약을 먹고 통증을 다스려야 한다.
약을 두려워 말자.
아파서 진통제를 먹겠다는데 왜 내 몸에 대해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가.
이렇게 아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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