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선항암이기 때문에 수술 날짜를 한참 기다려야 한다.
수술을 해야 나의 병기가 확정되고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보험금(종신보험)도 수술이 끝나는 시점에 신청할 수 있는 건 줄 알았다.
그게 아니더군...
암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보험금(종신보험)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암 선고 이후 보험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긴 했다.
그때 들은 바로는, 수술을 해야 하고 조직검사가 확정되어야 보험금(종신보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길래 수술이 끝나야 되나 보다 하고 보험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거듭된 항암치료에 멍 때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간간히 보험 아주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제출서류 운운하며 딱딱거리는 소리가 너무 듣기 싫고, 서류 때문에 이리저리 다녀야 할 일이 귀찮기도 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며칠 뒤 전화가 또 오길래 받아보았다.
"아니~~ 암 선고를 받으면 열이면 열, 다~~ 보험금을 수령하려고 애를 쓰시는데 고객님은 왜 아무 말이 없으세용~~??"
"네? 수술이 끝나야 신청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조직검사를 해서 암 선고를 받으면 바로 신청하실 수 있는 거예요~~"
"아;;; 그런가요...-_-;;"
내가 받아야 할 돈에 대해 이렇게 무지하고 느릿느릿한 나...
그제야 오래전 가입했던 보험약관을 들여다보았다.
(사실, 약관을 찾을 수 없어서(찾을 리가 없지;;;) 보험 아주머니한테 다시 보내달라고 했다.)
음........
숫자 개념이 전혀 없는 나는.....
내가 이런 큰 병에 걸리면 진짜 진짜 보험금을 많이 받을 줄 알았다.
암은 나를 너무 고통스럽게 하는 병이니까.
사망 보험금도 진짜 진짜 많이 받을 줄 알았다.
내 목숨은 느므~~~ 소중하니까.
잉? 모냐?
1억이 한참 안되네.
누구나 보험금은 1억 정도 타는 거 아님???
뉴스에도 그러던데?
(으이그.... 진짜... 세상모르는 한심아~~;;;;)
어린 시절, 얼마 안 되는 월급을 쥐어짜서 보험금 납입하느라 정말 짜증 났던 기억이 났다.
그 고생하고 이거 받는 거야....? 증말~~~~짜증;;;;
괜히 엄마한테 승질을 냈다.
"이 돈 받을 거면 그 시절에 주식을 하는 게 더 나았겠다~!"
툴툴거리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수령할 보험금이 그리 적은 것만은 아니었다.
다른 보험사에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그래도 옛날에 가입한 보험이라 좋은 거라고 하더라...
가만히 있는 엄마한테 승질내서 미안합니다~~~-_-;;;
얌전히 있다가 보험금 타서 미래를 도모해야지.
뭔지 모르겠지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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