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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음성유방암 선항암(AC) 2차 : 4일 경과

유방암 치료

by 이말뚝 2022. 4. 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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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주사 후, 일주일이 고비다.

 

컨디션 하락, 생체나이 급고조, 기억력 감퇴, 어휘력 삭제... 심각하다.

 

늘 오르는 산길이 왜 이리 힘든지,

산길 초입부터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나는... 영락없는 환자 모양새이다.

 

아래 사진>> 힘들게 힘들게 한 걸음씩 옮기는 중에 발견한 새로운 풍경, 해가 높이 떠오르며 막 자라나는 나무의 새싹을 예쁘게 비추는 모습이다.

연두빛 사파이어로 만든 요정의 문을 만들어 나에게 이리 걸어들어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알았어~~~ 꺽꺽 숨을 몰아쉬며 올라간다.

절벽을 오르는 고라니를 보았다. 야생동물을 처음 봐서 별 느낌은 없었지만 조금 신기하긴 했다. (고라니 못찍음)

 

휴~~ 겨우 올라온 전망대...

항암주사 맞기 전후의 컨디션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표정 찌그러지는 것을 겨우 참고 있는 모습

 

 

누워있어도 아프고, 걸어도 아프고, 앉아도 아프다.

뭘해도 아프지만... 살아는 있는 좀비같은 나의 시간에 새로운 스케줄을 집어넣어본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들어본다.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게 이렇게 힘든건지 처음 알았다.

앞으로 계단 오르기 힘들어하는 노인네들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기로 했다. 

 

 

잘 다니던 직장은 어쩔 수 없이 휴직을 하게 된 지금 상황에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많이 든다.

사실, 나의 병을 키운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듣는 사람에게 살 떨리는 직언을 서슴치 않는 나의 성격으로 인해 피곤한 직장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인간형이다. >>MBTI >> INTJ

인간을 극혐오하는 편임. 간혹 코드가 맞는 인간에게 잘 해주지만 그에게 나의 시간을 할애해주는 것 자체가 엄청난 투자이자 사랑이라고 생각함.(진짜 맞다) 

극히 재수없는 인간 타입이지.

직장 휴직을 하고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걸림돌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든가 말든가 내 말이 결국 옳긴 하지만.

무능력자들. 그곳은 나보다 훨씬 공부 잘하는(문서 처리에 한해) 브레인들이 모인 공간이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상황의 원인에 대한 신속한 파악 없이 멍청한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그런 무지함을 정말 참을 수 없었다. 그러한 사회적인 무지함은 무식함이라고 본다. 청소년 시절의 명석함이 나이먹어 저런 멍청함으로 트렌스포머 되어 머리 속에 뇌종양의 형태로 자리잡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신기하면서도 아찔한 무서움에 몸서리친다. 도대체 왜 저러고 사는거지?

나의 성향과 극 반대되는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는 직장이니 고통과 불행의 시간을 그렇게 보내야만 했다. 근 20년 정도면 많이 참지 않았는가 말이다.

쉬는 시간 중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한 컷~

수업 시작 전, 선생님께 나의 개인적인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저의 삶을 재정돈 하고 싶습니다."

눈물이 나서 미쳐버릴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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