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방구석 여포다.
집에서는 나불나불 대다가 밖에 나가면 말이 없어지고 갑자기 경청모드로 들어간다. (완전 이중인격자)
그렇게 참고 참다가 갑자기 철벽을 쳐버린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 남아나는 사람이 없다.
한 번씩 다가오는 인연들, 내가 다가가고 싶었던 인연들이 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내가 잘라내는 경우가 아주 많다.
미련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내가 연락하고 싶은 사람은 인연이 길게 이어지지 않고, 나에게 자꾸만 연락하려는 사람은 나를 뜯어먹으려 할 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아... 내가 가진 게 많았나 보다.
내 시간과 돈을 희생해 가며 그들을 배려해 준 대가는 멸시와 경멸, 조롱뿐이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너무 오래 취했던 걸까?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해대며 나에게 노크질, 발길질을 해댄다.
가만히 들어주고 여유 있는 미소를 띠어주고, 그들을 기다리기 위해 주차비를 소비하는 것쯤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매일은 아니었으니까...^^ 하루쯤은 참을 수 있지)
내가 미친 거지...
내가 본 투 비 호구였음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참 잘 이용했었다.
그 긴 세월 동안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인연 하나 챙기지 못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어쩌면 그렇게도 내 주위에는 제대로된 인연이 없을 수가 있을까?
마음이 맞는 듯하여 곁에 있었더니 나를 진흙구덩이에 빠뜨리던 인연뿐이다.
한때 친구라고 생각했던 인연도 내가 아주 아플 때 결정적인 한 방을 때리고 사라지더라. 오랜 세월을 같이 보냈더니 나의 치명적인 부위를 겨냥해 한 방에 KO.
멋지다 멋져.
헬스장에서 만나 친할 뻔한 여자사람이 있었는데,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내 문자를 씹는 것을 보니 나와 말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이가 항상 나오던 시간에 가도 좀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또 하나의 인연 정리.
어쩔 수 없지..
헬스장에 오직 나만 존재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왔다 갔다 하게 되었다.
딱 정리한다.
집에서 작업하다가 지겨울 때는 헬스장과 목욕탕에만 가기로.
보험아줌마 이외에는 만날 사람이 없고, 스팸 외에는 오는 전화가 없다.
하얀 화선지 같은 삶이다. 아무도 건드리지 마라.
... 다 밀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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