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을 정비한 뒤, 이제야 원하는 각도의 사진을 찍어본다.
제대로 된 작업대가 없어서 늘 바닥에 작품을 깔아 두고 사진을 찍어 왔다.ㅠㅠㅠㅠ
2년 정도 걸린 듯하다.
작업실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병원 치료받느라 청소를 못했고, 가구들을 재정비하기까지 또다시 얼마간 시간이 흘러야 했다.
감격에 겨운 나는, 평소 잘하지 않던 셀프샷도 찍어본다.
자랑스럽게 팔을 걸친 부분이 바로 내가 직접 구상하여 마련한 책상이다. 엄밀히 말해 책상 상판인데, 나중에 운반을 고려해 크고 무거운 가구를 작업실에 들일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린 거다.
이 책상 상판 덕분에 좁은 작업실을 이리저리 구획하여 각 쓰임새에 맞는 공간으로 사용 중이다. (촬영, 제작, 휴식 공간으로 구분했는데, 이 중 휴식 공간의 비중이 가장 크다. 조만간 원적외선 온열 마사지기도 들일 예정이다. 작업 중간중간 몸이 아플 때 쓰려고 말이다.)
오늘은 최초로 제작 영상을 찍어보았다.
작업할 때 이리저리 뜸을 들이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한 번에 매끄러운 영상을 찍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본투비 게으른 인간이 동영상 편집이라고 그리 열심히 할 것 같은가.
유튜브와 틱톡에 영상을 업로드할 때마다 동영상을 편집해야 했다면 난 벌써 관뒀을 것이다.
벌써 관둘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완성작을 다 만들어 놓고 30초 이내 컷으로 짧게 찍어서 그대로 업로드하는 단순한 방식을 선택했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업로드하였는데, 별 반응이 없어서 아무 생각 없이 계속 올렸다.
그러던 중, 딱 1명.
'어떻게 만드는 건지 궁금하다'는 댓글이 있었다.(외쿡사람)
그때는 쿨하게 무시했다.
제작 영상을 찍기 위한 준비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 질문이 들어왔을 당시에는 집에서 모든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깨끗하게 비어있는 공간을 확보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가발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내 몸도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이 모든 움직임을 담을 수 있는 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3년 정도 같은 포맷으로 촬영하다 보니 너무 지겨워졌다.
작업실을 정비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에야 새로운 촬영 방식을 실행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시점에 나는...
촬영하기에 딱 맞는 아름다운 재료들을 언제든 만들어낼 수 있고, 빠른 시간에 머리를 완성할 수 있는 실력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딱 필요한 동작만으로 정확한 형태와 견고함을 지닌 머리를 완성하고 촬영을 끝냈다. 5분 정도 걸렸다.
간단한 컷편집을 거듭하여 1분 정도로 축소. 업로드했다.
내 작업의 또 다른 방점을 찍은 순간이다.
너무나 천천히 더디게 나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나름 앞으로 가고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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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참조
아래 링크 >>
https://www.youtube.com/channel/UCvNxnMJo5G0_rjuGXBLO9Qw
항암치료 후 커트머리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누가 나보고 그러더라.
'이렇게 긴 머리를 만드는 사람인데, 왜 본인 머리는 짧게 유지하는 거야?'
이유는 없다.
그래도 대답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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